2008년 01월 15일
art+culture_food
과연 도넛을 먹어야 할까요?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만, 사실 아침밥과 20분의 잠을 두고 선택을 하라면 저는 아무런 주저 없이 침대에 남겠습니다. 밥이 주는 에너지와 잠이 주는 휴식이 몸에 기능하는 바가 어떻게 다른지 그것을 수치로 환산하여 비교하는 것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그 결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잠이 좋습니다. 나이가 들면 잠도 줄어든다는데, 일하랴 살림하랴 아이 돌보랴 쉴 틈 없는 저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도 막상 사무실에 들어서면 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국 한 그릇이 어른거립니다. 주전부리 하나 챙길 겨를도 없이 꼬박 점심시간까지 견디는 것이 어려운 날도 있습니다. 출근길에 눈앞을 가로막던 도넛 가게 간판을 그냥 지나친 것이 후회로 남는 날도 여럿입니다. 그런 날은 오전 내내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럴 때면 홍정표의 작품 하나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Artactually-Krispykreme dozen>은 실제 도넛을 그대로 캐스팅하여 투명한 합성수지로 만들어놓고 그 위에는 원래 도넛에는 없는 색색의 고명을 발라놓았습니다. 실재하는 것이지만 막상 실재감이 없는 투명한 사물. 그렇지만 실제보다도 더 먹음직하게 보이는 빨강, 주황, 핑크, 파랑, 보라의 고명들이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 어여쁜 도넛들을 본래 상점에서 준비한 것과 똑같은 형태의 상자에 담아두기까지 했습니다. 작품을 떠올리는 순간, 갑자기 도넛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습니다. 그래 봐야 두어 개 고작 먹을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생각이 거기까지 가면, 대체 먹는다는 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먹고 살자고 일하는데 정작 먹을 시간이 없고, 그나마 출근 시간을 쪼개어 아침밥이라고 사게 되는 도넛 한쪽이라니요. 점심이나 저녁거리로는 도통 생각할 수도 없는 도넛이, 아침이면 그리워진다는 게 참 어이없게 느껴집니다. 알맞게 녹아 흐르는 설탕이 고소한 밀가루 빵의 향내와 함께 혀를 유효하지만, 그 어린아이의 입맛 같은 순간의 유희가 허기진 아침에 인생의 즐거움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이러니일까요?
게다가 정작 홍정표는 색색의 도넛을 만들어 놓고 “예술은 어디에나 있다(Artactually)”고 말합니다. 그토록 시시콜콜한 일상 속의 먹거리 하나를 만들어놓고서는, “이것 좀 봐, 이런 것도 예술이 된다니까”하고 우깁니다. 우기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일단 인정은 하겠는데, ‘아, 저걸 예술이라고 해야 하나?’하는 고민도 함께 생깁니다. 아침마다 먹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하는 몇 걸음의 고민 속에 존재하는 도넛처럼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도넛 하나로 먹는 일, 사는 일, 잠자는 일, 선택하는 일, 호명하는 일에 대한 고민까지 일사천리로 달려갑니다. 그 도넛, 예술이 맞는 것 같긴 합니다만, 출근길에 놓쳐버린 도넛에 대한 간절한 욕망처럼, 막상 먹고 사는 일과 무관해 보이는 예술에 대한 욕망이 그 누구의 삶 속에도 살아 숨 쉰다는 것이 수상하고 또 수상하여, 허기가 스윽 달아날 지경입니다. 아, 아침에 과연 도넛을 먹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글 황록주 경기도미술관 큐레이터아침식사를 거르지 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만, 사실 아침밥과 20분의 잠을 두고 선택을 하라면 저는 아무런 주저 없이 침대에 남겠습니다. 밥이 주는 에너지와 잠이 주는 휴식이 몸에 기능하는 바가 어떻게 다른지 그것을 수치로 환산하여 비교하는 것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그 결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잠이 좋습니다. 나이가 들면 잠도 줄어든다는데, 일하랴 살림하랴 아이 돌보랴 쉴 틈 없는 저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도 막상 사무실에 들어서면 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국 한 그릇이 어른거립니다. 주전부리 하나 챙길 겨를도 없이 꼬박 점심시간까지 견디는 것이 어려운 날도 있습니다. 출근길에 눈앞을 가로막던 도넛 가게 간판을 그냥 지나친 것이 후회로 남는 날도 여럿입니다. 그런 날은 오전 내내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럴 때면 홍정표의 작품 하나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Artactually-Krispykreme dozen>은 실제 도넛을 그대로 캐스팅하여 투명한 합성수지로 만들어놓고 그 위에는 원래 도넛에는 없는 색색의 고명을 발라놓았습니다. 실재하는 것이지만 막상 실재감이 없는 투명한 사물. 그렇지만 실제보다도 더 먹음직하게 보이는 빨강, 주황, 핑크, 파랑, 보라의 고명들이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 어여쁜 도넛들을 본래 상점에서 준비한 것과 똑같은 형태의 상자에 담아두기까지 했습니다. 작품을 떠올리는 순간, 갑자기 도넛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습니다. 그래 봐야 두어 개 고작 먹을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생각이 거기까지 가면, 대체 먹는다는 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먹고 살자고 일하는데 정작 먹을 시간이 없고, 그나마 출근 시간을 쪼개어 아침밥이라고 사게 되는 도넛 한쪽이라니요. 점심이나 저녁거리로는 도통 생각할 수도 없는 도넛이, 아침이면 그리워진다는 게 참 어이없게 느껴집니다. 알맞게 녹아 흐르는 설탕이 고소한 밀가루 빵의 향내와 함께 혀를 유효하지만, 그 어린아이의 입맛 같은 순간의 유희가 허기진 아침에 인생의 즐거움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이러니일까요?
게다가 정작 홍정표는 색색의 도넛을 만들어 놓고 “예술은 어디에나 있다(Artactually)”고 말합니다. 그토록 시시콜콜한 일상 속의 먹거리 하나를 만들어놓고서는, “이것 좀 봐, 이런 것도 예술이 된다니까”하고 우깁니다. 우기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일단 인정은 하겠는데, ‘아, 저걸 예술이라고 해야 하나?’하는 고민도 함께 생깁니다. 아침마다 먹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하는 몇 걸음의 고민 속에 존재하는 도넛처럼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도넛 하나로 먹는 일, 사는 일, 잠자는 일, 선택하는 일, 호명하는 일에 대한 고민까지 일사천리로 달려갑니다. 그 도넛, 예술이 맞는 것 같긴 합니다만, 출근길에 놓쳐버린 도넛에 대한 간절한 욕망처럼, 막상 먹고 사는 일과 무관해 보이는 예술에 대한 욕망이 그 누구의 삶 속에도 살아 숨 쉰다는 것이 수상하고 또 수상하여, 허기가 스윽 달아날 지경입니다. 아, 아침에 과연 도넛을 먹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글 황록주 경기도미술관 큐레이터

그래도 막상 사무실에 들어서면 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국 한 그릇이 어른거립니다. 주전부리 하나 챙길 겨를도 없이 꼬박 점심시간까지 견디는 것이 어려운 날도 있습니다. 출근길에 눈앞을 가로막던 도넛 가게 간판을 그냥 지나친 것이 후회로 남는 날도 여럿입니다. 그런 날은 오전 내내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럴 때면 홍정표의 작품 하나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Artactually-Krispykreme dozen>은 실제 도넛을 그대로 캐스팅하여 투명한 합성수지로 만들어놓고 그 위에는 원래 도넛에는 없는 색색의 고명을 발라놓았습니다. 실재하는 것이지만 막상 실재감이 없는 투명한 사물. 그렇지만 실제보다도 더 먹음직하게 보이는 빨강, 주황, 핑크, 파랑, 보라의 고명들이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 어여쁜 도넛들을 본래 상점에서 준비한 것과 똑같은 형태의 상자에 담아두기까지 했습니다. 작품을 떠올리는 순간, 갑자기 도넛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습니다. 그래 봐야 두어 개 고작 먹을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생각이 거기까지 가면, 대체 먹는다는 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먹고 살자고 일하는데 정작 먹을 시간이 없고, 그나마 출근 시간을 쪼개어 아침밥이라고 사게 되는 도넛 한쪽이라니요. 점심이나 저녁거리로는 도통 생각할 수도 없는 도넛이, 아침이면 그리워진다는 게 참 어이없게 느껴집니다. 알맞게 녹아 흐르는 설탕이 고소한 밀가루 빵의 향내와 함께 혀를 유효하지만, 그 어린아이의 입맛 같은 순간의 유희가 허기진 아침에 인생의 즐거움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이러니일까요?
게다가 정작 홍정표는 색색의 도넛을 만들어 놓고 “예술은 어디에나 있다(Artactually)”고 말합니다. 그토록 시시콜콜한 일상 속의 먹거리 하나를 만들어놓고서는, “이것 좀 봐, 이런 것도 예술이 된다니까”하고 우깁니다. 우기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일단 인정은 하겠는데, ‘아, 저걸 예술이라고 해야 하나?’하는 고민도 함께 생깁니다. 아침마다 먹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하는 몇 걸음의 고민 속에 존재하는 도넛처럼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도넛 하나로 먹는 일, 사는 일, 잠자는 일, 선택하는 일, 호명하는 일에 대한 고민까지 일사천리로 달려갑니다. 그 도넛, 예술이 맞는 것 같긴 합니다만, 출근길에 놓쳐버린 도넛에 대한 간절한 욕망처럼, 막상 먹고 사는 일과 무관해 보이는 예술에 대한 욕망이 그 누구의 삶 속에도 살아 숨 쉰다는 것이 수상하고 또 수상하여, 허기가 스윽 달아날 지경입니다. 아, 아침에 과연 도넛을 먹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글 황록주 경기도미술관 큐레이터아침식사를 거르지 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습니다만, 사실 아침밥과 20분의 잠을 두고 선택을 하라면 저는 아무런 주저 없이 침대에 남겠습니다. 밥이 주는 에너지와 잠이 주는 휴식이 몸에 기능하는 바가 어떻게 다른지 그것을 수치로 환산하여 비교하는 것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그 결과와 상관없이 무조건 잠이 좋습니다. 나이가 들면 잠도 줄어든다는데, 일하랴 살림하랴 아이 돌보랴 쉴 틈 없는 저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도 막상 사무실에 들어서면 냉장고 안에 들어있던 국 한 그릇이 어른거립니다. 주전부리 하나 챙길 겨를도 없이 꼬박 점심시간까지 견디는 것이 어려운 날도 있습니다. 출근길에 눈앞을 가로막던 도넛 가게 간판을 그냥 지나친 것이 후회로 남는 날도 여럿입니다. 그런 날은 오전 내내 생각이 간절합니다.
그럴 때면 홍정표의 작품 하나가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Artactually-Krispykreme dozen>은 실제 도넛을 그대로 캐스팅하여 투명한 합성수지로 만들어놓고 그 위에는 원래 도넛에는 없는 색색의 고명을 발라놓았습니다. 실재하는 것이지만 막상 실재감이 없는 투명한 사물. 그렇지만 실제보다도 더 먹음직하게 보이는 빨강, 주황, 핑크, 파랑, 보라의 고명들이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그 어여쁜 도넛들을 본래 상점에서 준비한 것과 똑같은 형태의 상자에 담아두기까지 했습니다. 작품을 떠올리는 순간, 갑자기 도넛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습니다. 그래 봐야 두어 개 고작 먹을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생각이 거기까지 가면, 대체 먹는다는 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먹고 살자고 일하는데 정작 먹을 시간이 없고, 그나마 출근 시간을 쪼개어 아침밥이라고 사게 되는 도넛 한쪽이라니요. 점심이나 저녁거리로는 도통 생각할 수도 없는 도넛이, 아침이면 그리워진다는 게 참 어이없게 느껴집니다. 알맞게 녹아 흐르는 설탕이 고소한 밀가루 빵의 향내와 함께 혀를 유효하지만, 그 어린아이의 입맛 같은 순간의 유희가 허기진 아침에 인생의 즐거움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이러니일까요?
게다가 정작 홍정표는 색색의 도넛을 만들어 놓고 “예술은 어디에나 있다(Artactually)”고 말합니다. 그토록 시시콜콜한 일상 속의 먹거리 하나를 만들어놓고서는, “이것 좀 봐, 이런 것도 예술이 된다니까”하고 우깁니다. 우기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일단 인정은 하겠는데, ‘아, 저걸 예술이라고 해야 하나?’하는 고민도 함께 생깁니다. 아침마다 먹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하는 몇 걸음의 고민 속에 존재하는 도넛처럼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도넛 하나로 먹는 일, 사는 일, 잠자는 일, 선택하는 일, 호명하는 일에 대한 고민까지 일사천리로 달려갑니다. 그 도넛, 예술이 맞는 것 같긴 합니다만, 출근길에 놓쳐버린 도넛에 대한 간절한 욕망처럼, 막상 먹고 사는 일과 무관해 보이는 예술에 대한 욕망이 그 누구의 삶 속에도 살아 숨 쉰다는 것이 수상하고 또 수상하여, 허기가 스윽 달아날 지경입니다. 아, 아침에 과연 도넛을 먹어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 글 황록주 경기도미술관 큐레이터
# by | 2008/01/15 11:51 | [art+culture]Food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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