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개인전_비비스페이스_3.26~4.26

소비문화 속 성담론을 논하다
다시 태어난 순백의 당당한 그녀




밤 번화가를 거닐다 보면 섹시한 여인이 들어앉은 찌라시를 밟기 일쑤. 신발자국이 찍혀있고, 너무밟혀너덜너덜해진찌라시를보며사람들은무슨생각을할까? 지금까지는 길거리가 더럽다고만 생각했지, 찌라시 속 여성을 밟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래서 일까? 조훈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그녀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드는건.

모두가 무심히 지나치는 찌라시 속 여성을 조훈작가는 어떻게 발견했을까? 그녀들과의 첫만남은 우연적이었다고 한다.
작업 컨셉도 잘 안잡히고 건강도 안 좋았을 무렵, 우연히 차에 꽂혀있는 찌라시를 본 순간‘너도 나처럼 몸뚱아리 하나로 살아가는구나’하는 동병상련의 느낌에 서글펐다고. 그 길로 조훈작가는 그녀들을 작품 속으로 데려와 억압되고 왜곡된 성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 왜 곡 된 신 체 ’의 상 품 화
찌라시를 소재로 한 작업을 하고 계시지요? 네, 저는 성을 억압하고왜곡하는사회의이면을들춰내기위해찌라시를작품의 소재로 선택했어요. 찌라시는 광고에요. 성노동여성들을 상품처럼 보여주는. 찌라시에서는 섹스어필 할 수 있는 부분만을 남긴 여성들이 명함만한 테두리안에 갇혀 얼굴이라든가 가슴, 성기등 상품화 될 수 있는 부분만 확대해서 보여주죠. 그렇게 만들어진 찌라시는 사탕과 함께 뿌려지는 등 호객행위를 통해 전달 되기도 하는데, 또 이 찌라시는 전달되는 즉시 바로 버려지기도 하지요. 그걸 보고 있자니 찌라시는 소비문화 속 하나의 찌꺼기라는 생각이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쓰레기 안에서 여성의 신체가 왜곡되어 상품화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사회적 이중성, 개인의 시선 등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사회적 이중성, 개인적 시선이라면? 사실 찌라시를 통해 보여 지는성노동여성들은천박하거나싸구려같아보이잖아요. 그래서 인지 사람들은 그녀들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나아가 당연히 손가락질 받아야 하는 위치에 속해 있다고 생각하는데 왜 그러냐는 거죠. 성노동 여성들이 왜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 생계를 유지 할 수 밖에 없는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함이라 할지라도 그녀들의 개인적 사정을 다 알지도 못하면서, 아니 알고 싶어 하지도 않으면서 손가락질을 왜 하는 건지. 그런 개인적 시각에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부조로 찌라시 작업을 하기 시작했죠. 찌라시를 보고 개인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은 다다르잖아요. 성적욕망이든, 어떤 형태의 상상이
던 간에 제가 그 상상 속에 끼어든다고 나할까? 혼자서 생각했던 것을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눈앞에 드러내 주는 거예요. 그럼 자신의 속내를 들킨 것에 대한 낯뜨거움과 당혹감이들겠죠.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제가 시각적 결과물로 보여 주는 것은 실제 찌라시의 이미지와는 다르잖아요. 자극적이고원색적인사진에묘한문구들이들어있는 찌라시는 천박하고 싸구려 같은 느낌을 줘요. 그런데 제 작품에서의 성노동 여성들은 순백의 흰색으로 표현되잖아요. 그런 자극적이고 가벼워보이는 이미지들을 순수하고 깨끗한 느낌이 들도록 하얗게 탈색시켰다고 보면 될 것같아요. 성모마리아 같이 성스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하얀. 그래서 사람들이 이런 여성들을 돈 주고 사고, 손가락질 하고, 사람 취급 안 하는 시각을 비판하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제 바람이죠. 그들을 이렇게 봐주었으면 하는. 붉은색 작품도 있잖아요. 붉은색이 가지는 상징성은 강력함이잖아요. 당당하게 다리를 벌리고 ‘이리로와’ 라고 하는 모습을 표현했어요. 붉은색은 성노동 여성들이 약자로서의 위치가 아닌 정정당당한 모습이기를 바라는 저의 바람이 들어가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 작업의 의도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 작업은 여러 가지가 믹스된 작업이잖아요. 개인적인섹슈얼리티, 성적인 욕망, 몸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 약자 등에 대한 복합적 이야기인데, 사실 말을 하기 이전에는 관객들과 소통이 잘 안 되고 있어요. 그래서 텍스트를 통한다거나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작품을 보는 분들에게 제 작업의 의미를 전달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예요. 그래서 단지 찌라시 속 이미지를 작업하는 작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가 말하고 싶은 복합적이야기가 전달되어 정말 개인적 시각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사람들 사는 이야기에 대해 작업을 할 계획이니까 제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지켜봐주셨으면 좋겠고요. (042-862-7954) 글_이다연 수습기자

by 아트레이드 | 2008/03/17 23:25 | Preview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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