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3월 01일
<2008 휘트니 비엔날레>_휘트니 미국 미술관_3.6~6.1
휘트니의 힘 & 미국 미술의 힘? 우김의 능력!
휘트니 비엔날레, 미국 미술만으로 세계 3대 비엔날레?

비엔날레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국제미술전람회다. 이 점에서 휘트니 비엔날레는 다소 독특하다. 휘트니 미국 미술관에서는 본 비엔날레를 “오늘날 미국 현대미술의 현황에 대한 가장 중요한 조사”라고 정의한다. 하다못해 미술의 변두리 한국에서 열리는 비엔날레에도 세계 각국 출신 작가들이 모여드는 판국에, 전시대상 자체를 미국 미술에 한정시켜 버리다니. 2008 휘트니 비엔날레의 포인트는 여기 있는 듯하다. 이 이야기는 잠깐 뒤로 미루고 휘트니 비엔날레 소개부터 하겠다.
휘트니 비엔날레가 아모리에서도
휘트니 비엔날레는 휘트니 미국미술관이 개관한 이듬해인 1932년부터 시작되어, 나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2008 휘트니 비엔날레는 헨리엣 훌디쉬(Henriette Huldisch), tials M. 모민(Shamim M. Momin)에 의해 기획되었고, 도나 드 살보(Dona De Salvo)가 총감독으로 전시를 진두지휘했다. 특이사항은 이번 비엔날레가 미국 최대 미술장인 아모리쇼(Armory Show)가 열리는 아모리 파크 애비뉴(Park Avenue Armory)에서 함께 3월 23일까지 함께 진행된다는 점이다. 퍼포먼스와 설치, 각종 이벤트들이 이곳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상업성과는 거리가 있는 비엔날레의 일부가 세계 최대의 미술장이 열리는 아모리에서 열린다니 정말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최대 옹호국인 미국다운 발상이다. 어쨌든 휘트니 비엔날레는 이를 통해 한 번 더 확장되고 있다.
81명 중 80명이 미국 작가!
2008 휘트니 비엔날레의 참여 작가의 수는 81명이다. 이 중 오머 패스트(Omer Fast 이스라엘 출생, 현재 독일에서 활동 중) 단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다.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작가들도 겨우 19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도 모두 유럽 출신이다. 이 사실 역시 무색한 것이 모두 미국에서 활동 중인 작가다. 2008 휘트니 비엔날레는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미국의 비엔날레다. 앞서 언급했듯, 휘트니 ‘미국’ 미술관에서 주최하는 휘트니 비엔날레는 애초에 미국 현대미술 조사가 목적이라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질문’은 이것이다. ‘어떻게 미국 현대미술만 전시하면서 당당히 세계 3대 비엔날레에 속하는가?’ 과연 한국 미술만을 다뤄서 세계 3대 비엔날레가 탄생할 수 있을까? 현재 상황에서는 당연히 불가능하다. 이것이 휘트니 미국미술관의 힘이고, 미국 미술의 힘이다.
세계 미술계의 막강권력, 휘트니
1931년 개관한 휘트니 미국 미술관은 모마(MoMA; Museum of Modern Art)와 함께 뉴욕 미술관 중, 즉 미국 미술관 중 가장 영향력 있는 곳이다. 사회학자 다이에나 크레인(Diana Crane)은 “휘트니는 모마에 비해 미국 생존 작가들의 전시에 중점을 뒀다”고 표현했다. 휘트니 미술관 측 역시 “휘트니 미국 미술관은 20~21세기 미국 미술 최고의 대변자”라 자기 정의한다. 흥미로운 점은 “휘트니는 작가 명성을 확고하게 굳히는데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해왔다”는 미국 화가 레온 골럽의 평처럼 휘트니는 세계 미술계의 중심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모마보다 더 영향력 있는 세계 미술계의 중심지가 미국 미술에만 빠져 있다? 미국 미술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휘트니 미국 미술관은 대놓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 미술이 세계의 중심에 설 수 있는 배경에, 미술의 중심지가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오는데,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곳이 바로 휘트니다. 재스퍼 존스, 도날드 저드, 브루스 나우만, 조이아 오키프, 클라세 올덴버그, 앤디 워홀 등 기라성 같은 미국 작가들의 명성 이면에 휘트니가 버티고 있는 것이다.
휘트니 비엔날레가 미국 미술만으로 세계 3대 비엔날레가 될 수 있는 것은 미국 미술이 세계의 중심이기 때문이고, 이 배경에 휘트니가 가장 중요한 실천자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미국 미술을 세계 최고의 미술로 만든 주체가 휘트니 미국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비엔날레는 휘트니 미국 미술관의 막강권력을 이용해 새로운 미국 미술을 세계 최고의 미술로 탈바꿈시키고 이를 통해 미국 미술 중심의 세계 미술의 패러다임을 강화하고 재생산하는 것이다.
‘우김’의 기술을 배우자!
다른 한편으로 보면 휘트니 미국 미술관만큼, 휘트니 비엔날레만큼 제국주의도 없다. 아니, 미국이란 나라가 그렇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이 세계 최고다. 실력과 노력도 있겠지만, 미국은 자기 것을 세계 최고로 탈바꿈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물론 이에는 국력이 있고, 자본력이 있다. 유럽이 미국에 패권을 빼앗기는데 세계 대전도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것만은 아니다. 미국은 당당하게 우리 것이 세계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미국의 이런 태도가 건방지고 야속하지만, 부럽다. 가장 미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듯이,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지 않은가? 우리도 한국 미술만 갖고 비엔날레를 열 수 있는 당당함이 있었으면 한다. 소통이 안 될 것이라고? 모든 세계적 대가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가장 효율적인 소통과 호소의 방법은 ‘우김’이다. 우리도 좀 우겨보자! 휘트니 비엔날레에 간다면 감탄만 하고 있지 말고 그 우김의 노하우를 배워보자. (+1 212 570 3633) 글 민병교 기자
위 이미지 : Seth Price <Untitled> Birdseye maple, butternut walnut, and plastic 462.72x548.64x4cm 2007 Collection of the artist
# by | 2008/03/01 20:27 | Preview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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