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01일
Special Feature1_벌거벗은중국님 화려한 중국현대미술 비하인드스토리 2
UCCA 디렉터 콜린 치너리(Colin Chinnery)와의 대담
없어서 못 파는 중국현대미술 인기비결
아직은 미술 아닌 중국
중국현대미술 탄생과 관련해 가장 방대한 컬렉션을 확보하고 있는 UCCA. 그 핵심에는 페이다웨이를 이어 중국미술의 세계화를 책임질 콜린 치너리(Colin Chinnery)가 있다. 해박한 지식에 유창한 영어 실력까지 갖춘 그와 중국현대미술의 인기비결과 그 미래를 논했다.

중국에 대한 관심 Vs. 미술에 대한 관심
민기자 UCCA는 울렌스 부부가, 중국현대미술상(CCAA)은 울리 지그(Uli Sigg)가 설립했다. 오늘날 중국현대미술이 있기까지 서양 컬렉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의존적인 것 아닌가?
치너리 의존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중국현대미술의 발전 과정은 곧 서양 컬렉터들이 작품을 사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중국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작품을 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무조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더욱이 최근까지 중국 컬렉터층 형성이 안 되었기에 서양 컬렉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중국이 경제 · 문화적으로 많이 발전하고 있기에 중국인 미술 후원자도 곧 나올 것이다.
민기자 그렇다면 서양 컬렉터들이 중국작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치너리 유럽이나 미국의 그림에서 볼 수 없는 것을 찾을 수 있기 때문 아니겠나?
민기자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그러니까 위에민준이나 팡리준 등 현재 인기 있는 작가들은 모두 중국의 사회정치적 문제를 소재로 한다. 그림 자체보다는 중국의 정치적 주제가 어필하는 것 아닌가?
치너리 중국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에는 중국이라는 국가에 대한 관심과 작품 자체에 대한 관심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85 New Wave> 전시를 보면 알겠지만, 정치적 색채가 강하지 않다. 중국작가들의 작품에서 정치적 색채가 강해진 것은 90년대 이후이다. 80년대 중국현대미술은 개인의 심리를 표현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이 작품들에 대한 초기 컬렉터들의 관심은 작품에 대한 관심에 더 가깝다고 본다.
민기자 그 점이 흥미로웠다. 전시가 한국에서 본 유명한 중국현대미술과는 달리 정치적 색채가 약한 것 같다. 그렇다고 세계무대에서 인기를 얻는 작품이 정치적 색채가 강한 작품이라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중국현대미술의 인기비결로 중국이라는 국가가 더 중요한지, 작품 자체가 중요한지 정확히 말해달라.
치너리 아직은 중국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고 본다. 서양 컬렉터들은 마오쩌둥이나 중국 정치적 상황이 들어간 작품을 좋아한다. 그리고 1990년대 등장한 냉소적 사실주의와 정치팝에서 처음으로 중국그림의 정체성이 형성되었다.
민기자 그 전에는 중국현대미술의 정체성이 없었다는 건가?
치너리 아니다. 그 전에도 중국현대미술의 정체성은 있었지만 한눈에 중국그림으로 인식할 수가 없었다. 정치적 색채가 강한 1990년대의 그림부터 누가 봐도 중국그림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그림들이 생산된 것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중국에 대한 관심이 바로 냉소적 사실주의와 정치팝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그림에 중국의 정치적 색채가 점점 더 강해졌다.
민기자 한국에도 ’80년대에 민중미술이라는 것이 있었다. 중국의 냉소적 사실주의나 정치팝과는 다르지만, 한국 민중이 겪는 사회정치적 고통이나 애환 등을 담고 있었다. 이 작품들은 누가 봐도 한국의 작품인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왜 이는 인기가 없었다고 생각하나?
치너리 한국에 대한 관심이 중국에 대한 관심보다 적다는데서 발생한 문제라 본다. 이 때문에 중국작가들은 좀 더 수월하게 세계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반면, 한국작가들은 아주 뛰어나야(distinguished) 주목을 받을 수 있다. 백남준이 이런 사례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래서 많은 한국작가들의 작품이 좋음에도, 세계무대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민기자 역시 중국그림의 인기는 미술보다 중국의 사회정치적 힘이 더 주요인이라는 건가?
치너리 하하. 아직은 그렇지만 중국현대미술은 굉장히 다양하고 가능성은 무궁하다고 생각한다.
민기자 동의한다. 798 예술구를 돌아보며, 중국현대미술이 엄청나게 다양하다는 점을 느꼈다.
전통 vs. 서구의 논쟁을 넘어
민기자 그런데 한편 전통적인 중국미술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림의 주제나 소재를 제외하고 모두 서양화법을 따르고 있다. 이러다 중국전통미술이 죽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치너리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오쏘리티(authority)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는 1985년에 구웬다에 의해 제기되었다. 그는 처음에는 서양화를 배척하고 중국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용핑은 중국미술사와 서양현대미술사를 세탁기에 넣고 2분 동안 돌린 뒤 꺼내 전시한 일이 있다. 이를 통해 중국화 대 서양화 논쟁을 불필요하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그는 서양의 관점에서 중국전통의 오쏘리티를 반대했고, 중국의 관점에서 서양의 오쏘리티를 부정했다. 전통이나 문화의 오쏘리티를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말이다. 나는 이에 동의한다. 세계화의 시대이고, 서로 문화교류가 일어나고 서로 혼합되는 일은 당연하다. 이런 시대에 오쏘리티를 주장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게다가 오늘날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다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오쏘리티가 아니라, 흡수와 재해석이다.
중국미술시장 미래는 밝다
민기자 동의한다. 문제는 얼마나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가이다. UCCA의 역할이 바로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세계화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디렉터로서 발굴해서 지원하는 젊은 작가가 있나?
치너리 물론이다. 바로 이를 위해 UCCA가 설립된 것이다. 70년대 출생 작가로 차오페이(Cao Fei), 양푸동(Yang Fudong), 쉬전(Xu Zhen) 등을 주목하고 이들의 작업을 세계화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민기자 혹자들은 중국현대미술의 가격이 너무 상승했고 시장에서 투기성 자금이 빠져나가면 거품붕괴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치너리 낙관적 입장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중국시장의 규모가 엄청나다. 중국 내 컬렉터들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고, 이들만으로도 중국미술시장은 충분히 유지 가능하다. 둘째, 중국현대미술은 아직 과도기다. 점차 미술적으로도 확고해지고 있다.
민기자 마지막으로 한국 컬렉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치너리 현재 인기 있는 작가들에 연연하지 말았으면 한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보다 중국작품은 훨씬 다양하다. 아직 주목받지 않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을 사라. 세계시장은 넓고 중국 컬렉터의 수도 엄청나지고 있다. 어느 쪽에서든 인정받게 되어 있다. 많이 접하고 다양하게 컬렉션을 하기 바란다. _인터뷰 민병교 기자
# by | 2008/01/01 21:14 | Special Featur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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