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에는 미술품을 사자

 

“형님, 이번에 아빠가 되었습니다∧∧. 기념으로 나무 한 그루 심을까 합니다.” 한 후배가 오랜만에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득남을 했는데, 기념식수를 하겠단다. 나는 이렇게 축하의 문자를 쏘았다. “축하한다∧∧. 기념식수도 좋은데 기왕이면 미술품을 구입하는 건 어떨까.”


기념일은 미술품 투자의 적기


미술품 투자는 장기투자다. 구입하고서 몇 년은 가지고 있어야 수익이 난다. 오래될수록 고물이 되는 공산품과 달리 와인과 작품은 오래될수록 맛이 깊어진다. 미술품 투자에는 술이 익듯이 느긋하게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집안에 걸어두고 매일 감상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가격이 상승한다. 따지고 보면 미술품 투자는 ‘느림의 생활방식’이다. 초고속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속도의 시대에 역행한다. 미술품 투자는 느리게 살면서 마음의 풍요를 체감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언제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작품구입에 적당한 시기란 없다. 아무 때나 가능하다. 그래도 적당한 시기를 꼽아보라면, 권하고 싶은 시기가 있다. 각종 기념일이다. 결혼기념일, 아이의 탄생(백일, 돌), 아이나 배우자의 생일, 아이의 입학 등을 기념해서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때 구입한 미술품은 작품 본래의 가치 외에도 기념일의 가치가 더해져서 특별한 보물이 된다. 기념일 투자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의 성격이 짙다. 장기투자는 시세를 좇아 손쉽게 한몫 잡자는 것이 아니다. 농작물을 가꾸듯이 봄에 씨를 뿌리고 길러서 가을에 그 열매를 딴다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시간이 투자자를 행운아로 만들어준다.


그렇게 일정한 세월이 흐른 뒤, 작품을 매매하여 더 비싼 작품으로 갈아탈 수도 있다. 또 급전이 필요하면 매매하면 된다. 기념일 투자를 지속하다보면 미술품 컬렉션 품목도 늘어나게 되고 투자의 재미에 취할 수도 있다.


‘내 나무’ 이야기로 배우는 장기투자


식목일이 있는 4월, 장기투자와 관련하여 참조할만한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자식을 낳으면 그것을 기념해서 나무를 심었다. 딸을 낳으면 논두렁에 오동나무를 심고, 아들을 낳으면 선산에 소나무나 잣나무를 골라 심었다. 오동나무로는 딸이 성장해서 시집 갈 때, 장롱이나 반닫이를 만들어서 평생 함께하게 했고, 소나무나 잣나무는 죽을 때까지 자라게 해서 관을 짜는 데 썼다. 이런 ‘내 나무’ 이야기에서 미술품 투자의 중요한 방법을 끌어낼 수 있다.


첫째, 기념일에 미술품을 구입한다. 아이가 태어날 때, 20-30년 후의 미래를 보고 미술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작은 묘목이 세월과 더불어 무럭무럭 자라듯이 구입한 미술품도 세월에 따라 가치가 불어나게 마련이다. 미술품 투자가 장기투자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런 기념일 투자는 십분 활용해볼 만하다.


좋은 사례가 있다. “개인적으로 그림을 사는 재미가 본격적으로 붙은 것은 아기가 태어나고부터였다. 그 전에는 그냥 특별한 목적 없이 마음에 드는 그림을 이렇게 저렇게 산발적으로 샀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고서부터 ‘우리 아들 컬렉션’이라는 분명한 ‘테마’가 생겼다. 나만의 소중한 테마가 생기고 나니 그림 수집에 재미가 훨씬 붙었다. (중략) 그림을 사면 액자 한쪽에 ‘기어 다니기 시작한 우리 아가를 위해’ ‘첫 생일을 맞은 우리 아가를 위해’ 하는 식으로 엄마아빠의 메모도 남겼다. 나중에 아가가 커서 엄마아빠가 자기를 위해 이런 컬렉션을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보면 좋아하겠지, 하는 기대로 말이다.”(이규현, 『미술경매이야기』, pp.90~91)


꼭 아이의 탄생뿐만 아니라 백일, 돌 같은 중요한 날을 기념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결혼기념일도 좋다. 노후를 내다보며 결혼기념일마다 미술품에 투자한다면, 나중에는 두둑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사람은 젊어서는 경제적인 이익을 좇아서 살고, 은퇴 후에는 문화예술과 더불어 산다고 하지 않는가. 그 문화생활의 토대를 미술품 수집으로 조금씩 다져갈 수도 있다.


둘째, 투자 종목을 다르게 한다. 태어난 자식에 따라 다른 종류의 나무를 심었듯이 미술품 투자도 종목을 다르게 잡아서 선택하는 것이다. 현재 뜨고 있는 작가의 작품을 선택할 수도 있고, 미래의 가치를 보고 유망작가의 작품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의 생일에는 뜨는 작가의 작품만 구입하고, 결혼기념일에는 유망작가의 작품만 구입하는 식으로 하면 된다. 부부라면 노후대책의 일환으로 미술품 투자에 나서는 것도 좋다. 또 장르별, 테마별로 특화해서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기념도 있다. 오랜 동안 구입한 작품을 감상하다가 자녀의 대학 학자금이나 결혼자금으로 내놓을 수도 있다. 이에 따르는 덤도 있다. 자녀에게 미술품 컬렉션이라는 아름다운 습관을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다.


미래로 보내는 선물, 미술품 투자


기념일을 미술품 투자의 적기로 삼는 방식은 미술품을 느긋하게 소장하며 즐기는 장점이 있다. 의미 있는 날을 기념하는 것이므로 조급해하지 않고 장기적인 소장이 가능하다. 당장의 이익을 챙길 수 없더라도 세월의 흐름이 키워주는 수익에 뜻밖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그러면서 미술품을 마음껏 즐기고, 자식에게 예술을 가까이 하는 생활태도를 심어줄 수도 있다.

조상들이 자식이 태어날 때, 나무를 심었듯이 특정한 날을 기념하여 10년, 20년, 30년 뒤의 자식과 자신을 위해 미술품 투자를 고려해보자. 그것은 자식과 자신의 미래에 보내는 값진 선물이다.


아트북스 정민영 대표

by 아트레이드 | 2008/04/17 17:29 | [Art Market]미술품투자가이드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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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술사랑 at 2008/10/27 11:42
미술품에 관심 있으신분들!!http://cafe.naver.com/investart 여기 한번 들러보세요!!미술품 제테크 설명과 작품을 소장할수있는 방법이 잘 나와있어요~저는 도움 정말 많이 받고있답니다~애호가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어요^^
Commented by d at 2009/02/0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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