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투자,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마티스 <춤> 캔버스에 유채. 258x390cm. 에미르타주미술관 소장

 

혼자 추는 춤은 외롭지만 함께 추는 춤은 든든하다. 앙리 마티스의 [춤](1910)은 군무의 조화를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걸작이다. 그림에는 5명의 무희가 서로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있다. 모두가 상대방의 동작에 의지하며 흥을 나눈다. 그런데 아래쪽 인물이 수상하다. 쓰러지는 듯한 포즈. 힘껏 팔을 뻗는다. 이때 왼쪽 인물이 몹시 아크로바틱한 포즈로 팔을 뻗는다. 잡아주기 위해서다. 긴장감이 발생한다. 잡으려는 손과 잡아주려는 손이 닿기 직전이다. 미술품 투자에서도 타인의 손길이 필요할 때가 있다. 맨땅에 헤딩하듯이 외롭게 길을 찾기보다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춤을 추면 큰 힘이 된다.

 

소규모 미술품 투자 모임 만들기


초보자는 어떻게 미술품 투자에 나서야 할지 막막하다. 입구가 보이지 않는다. 선뜻 목돈을 들여서 작품을 사기가 망설여진다.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이때 소규모의 모임을 조직해보자.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끼리 모이면, ‘초보딱지’를 떼기가 한결 쉬워진다. 심리적인 불안감 해소는 물론 기쁨도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생산적인 모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함께 공부한다. 미술사든 미술투자 관련 강좌든 함께 들으면서 실력을 쌓아간다. 그러면 미술시장의 분위기와 작품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혼자 움직일 때보다 많은 정보를 공유하며 배우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함께 투자한다. 매달 일정 금액을 모아서 쌓인 액수만큼 작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때 구매할 작가와 작품은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서 정하면 된다. 혼자 결정할 때보다 다수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므로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매한 작품은 어떻게 보관할까? 되팔 때까지는 회원들끼리 돌아가면서 소장하는 것도 유익하다. 그리고 시장상황이 좋을 때 되팔아서 시세차익을 나눠 갖는다.


함께 전문가의 강의를 듣는다. 전문성을 보강하기 위해 미술시장과 미술에 밝은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이야기를 듣는 것도 유익하다. 미술평론가, 갤러리스트, 아트컨설턴트, 감정가, 작가 등의 전문가는 미술시장뿐만 아니라 미술 전반에 관해 든든한 토대를 만들어줄 것이다.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컬렉터가 될 수 있고 또 안목있는 투자를 할 수 있다. 사실 모임 내부의 이야기만으로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시들해질 수 있다. 그럴 때 전문가의 강의는 활력과 도약의 계기가 된다. 그들의 현실적인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동안, 투자를 부추기는 언론매체나 미술투자 관련 정보 때문에 들떴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수 있다. 또 이런 강의를 정례화하면 보다 빨리 미술시장의 체형과 체질을 익힐 수 있다.


그리고 홀로서기를 한다. 어느 정도 자신이 붙으면 ‘나홀로’ 미술품에 투자를 해보는 것이다. 이제 ‘판세’를 아는 만큼 자신 있게 작품을 구매하면 된다.


누구의 어떤 작품을 사야 하나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을 사야할까?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막상 실전에 나서려고 하니 다시 막막해진다. 이론적인 정보는 실전을 통해 담금질될 때 비로소 쓸모 있는 자산이 된다. 초기에는 너무 비싼 작품은 피하고, 환금성이 떨어지는 신진작가의 작품도 멀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렇다고 작가의 지명도만 믿고서 무조건 작품을 사서도 곤란하다. 물론 누구의 작품인가도 중요하다. 하지만 누구의 어떤 작품을 사는가는 더 중요하다. 작가의 모든 작품이 수작은 아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저평가된 미술품을 찾자. 비싼 1급 작가보다는 떠오르는 2급 작가 중에서도 최상급 미술품이 유망하다. 지당한 말씀이다. 그런데 저평가된 작품이 나보란 듯이 눈앞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미술시장에 어느 정도 밝아야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정보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참조하는 것이 좋다. 또 미술잡지를 정기적으로 구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술잡지를 통해 미술계의 동향에 꾸준히 관심을 갖다보면 어느 순간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경매장이나 아트페어에 들러서 작품을 눈에 익히는 것도 좋다. 그곳에는 1급 작가의 작품도 있지만 유망한 작가의 작품도 나온다. 발품과 부지런을 떨면 유망작가의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


장르를 고려하자. 미술품 중에서도 서양화가 한국화나 조각, 판화보다 비싸고, 유화가 수채화나 수묵화(수묵채색화), 판화보다 비싸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대체로 그렇다는 말이다. 이런 상식을 염두에 두면 적정한 가격대의 작품을 살 수 있다.


되팔 때의 환금성을 고려하자. 중요하다. 신진작가의 미술품은 사기는 쉬워도 팔기는 쉽지 않다. 반면에 미술사적인 검증을 거친 작가들은 가치변동의 가능성이 적다. 그만큼 환금성이 있고, 안전하다는 말이다. 국내 미술시장에서는 환금성에 관한 안전장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분간은 알아서 안전조치를 하는 수밖에 없다. 경매가 활성화되는 이유도 작품을 되팔 수 있는 기능 때문이다.


미술품에만 ‘올인’하지 말자. 주식, 부동산 등으로 분산투자를 하자. 미술품을 보는 안목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명심하는 것이 좋다. 시장의 환경은 언제, 어떻게 먹구름이 낄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므로 미리 대비하는 자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함께 춤추며 시장의 리듬을 타자


소규모 모임으로 하는 미술품 투자는 여럿이 함께 춤추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모여서 춤을 추는 가운데 미술시장의 리듬을 타게 되,고 미술품을 향유하는 안목도 쌓을 수 있다. 그러다가 자신감이 붙으면 혼자서 춤을 추면 된다. 미술에 대한 열정은 [춤]을 통해서도 다함께 춤추는 법을 배우게 한다.


아트북스 정민영 대표

by 아트레이드 | 2008/04/17 17:25 | [Art Market]미술품투자가이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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