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대어, 아는 만큼 낚는다!

미술품 투자, ‘열공다독’이 필수다




미술시장의 호황이 미술 관련 분야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한 문화센터에서 실기강좌로 인기가 많은 작가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나온 문화센터의 현실은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미술시장이 홍조를 띠면서 문화센터의 실기강좌는 찬밥 신세라고 한다. 대신 ‘미술품 투자’니 ‘아트 재테크’ 운운하는 신설 강좌에는 수강생이 넘친다. 3,4년 전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가 놀라웠다.


미술시장의 입김은 일간지 미술기사에도 영향을 끼쳤다. 예전에는 작가들의 전시회가 기사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3,4년 전부터 체질이 변했다. 각종 경매와 아트페어 등의 미술시장 기사가 중심이 되었다. 설령 전시회를 소개하더라도 작품가격 정보를 더하는 식이다. 또 블루칩 작가 소개, 작품구매 요령, 세계 미술시장의 동향 등이 특집면으로 편성된다.


출판계도 예외가 아니다. 미술시장의 호황과 맞물려 관련서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국내외 현장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미술시장으로 가는 길을 밝혀준다. 초보자를 위한 미술시장 입문서에서부터 한창 공중부양중인 젊은 작가 소개까지, 실용적인 정보들이 푸짐하다.


이런 사례는 모두 미술시장에 대한 잠재욕구의 크기를 증거한다. 기본적인 규칙을 알아야 게임이 흥미롭듯이 미술품 투자도 기본을 알아야 제대로 할 수 있다. ‘피땀 흘려’ 번 돈을 투자하겠다면서 정작 투자대상에 관해 어둡다는 것은 손해를 자초하는 일이다.


모르고 하는 투자와 알고 하는 투자


은행에 ‘저축’을 하면 큰돈은 못 벌어도 원금에 이자까지 합쳐서 ‘안전하게’ 돈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주식과 미술품에 ‘투자’하는 것은 다르다. 원금의 몇 배를 넘는 돈을 벌수도 있고, 원금을 고스란히 까먹을 수도 있다. 저축과 달리 투자에는 ‘위험’이 따른다.


미술품 투자는 감상과는 차원이 다르다. 투자는 냉정한 현실이다. 미술시장의 열기를 전하는 언론보도를 자주 접하다보면, 당장이라도 미술품을 사면 큰돈을 벌 것만 같다. 하지만 미술품은 ‘즉석복권’이 아니다. 구매해서 몇 년은 기다려야 기대수익을 낼 수 있다. 그것도 인기 있는 작가의 미술품일 경우다.


미술품 투자는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덤벼서는 곤란하다. 특히 일반 직장인이 ‘물 좋은’ 투자처의 하나로 미술품을 생각한다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상품을 사고팔 때 시장의 흐름을 읽어야 하듯이, 미술품 투자도 미술시장의 동향을 제대로 알아야 ‘대어’를 낚을 수 있다. 모르고 투자하면, 확실히 실패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주식투자를 위해 각종 주식 관련 서적을 탐독하듯이 미술품 투자도 열심히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부지런히 미술시장 관련 서적과 경매 정보를 찾아서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는 시장의 구조와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 지금은 국내외 미술시장의 거래현황과 작가별 가격지수 등 비교적 쉽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다. 각 경매사의 홈페이지와 미술시장 관련 블로그, 미술잡지 등을 활용하면 된다. 미술품 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공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술시장 관련서로 안목다지기


초보자라면 미술시장 관련서부터 챙겨 보자. 손바닥만한 그림 한 점이 수천만 원짜리로 둔갑하는 이 ‘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역시 관련서가 효자다. 현재 서점가에는 미술시장을 겨냥한 20여 권의 책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 그림은 왜 비쌀까?』(피로시카 도시),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리처드 폴스키) 같은 번역서뿐만 아니라 『그림쇼핑』(이규현), 『돈이 되는 미술』(김순응), 『이 그림 파는 건가요?』(임창섭), 『아트 재테크』(박경민), 『열정의 컬렉션』(박현주), 『나는 주식보다 미술품 투자가 좋다』(박정수) 등 국내 미술시장 관련 인사들의 저서가 먹음직스럽다. 이런 책들을 보면 국내외 미술시장의 구조와 흐름 등을 대강 파악할 수 있다. 다행히 미술시장 관련 분야는 많은 책을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술시장의 지형을 파악하는 데는 몇 권의 책이면 우선 족하다. 현장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는 대개 비슷하다. 그만큼 미술시장은 형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화랑주이기도 한 어느 고미술품 애호가의 일화는 초보자에게 자신감을 심어준다. 그는 젊은 시절 미술과 무관한 일을 하다가 우연히 고미술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런데 막막했다. 물어볼 곳도 알려주는 곳도 없었다. 일단 미술사 책 한권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이동주의 『한국회화소사』였다. 표구점에서 그림을 사고팔던 70년대에는 지금처럼 미술 관련서가 흔하지 않았다. 한국 전통회화 분야의 고전인 이 문고판을 읽고 또 읽었다. 책을 외울 정도가 되니 비로소 미술사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졌다. 서울 출장길에는 틈만 나면 국립중앙박물관을 들렀다. 그리고 한 잡지사의 미술사 강좌를 수강하며 현대미술로 시야를 넓혔다. 1976년에는 이런 체험을 바탕으로 근·현대미술을 전시하는 화랑을 개관한다. 그리고 대학원에서 근대미술 연구로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부단한 관심과 책이 한 사람의 삶을 바꾼 셈이다.


아는 것이 무기다


일단 미술시장 관련서로 시장의 지형과 동향을 파악했다면, 다음으로 국내 근현대미술사 책을 한권쯤 들여다보자. 그러면 미술의 흐름을 어느 정도 꿸 수 있다. 더욱이 한국 근현대미술은 역사가 길지 않아서 공부하기에 좋다. 이런 미술사 공부는 머릿속에 큰 ‘줄기’를 잡는 과정이다. 그리고 ‘가지’와 ‘잎’에 해당하는 개별 작가들 정보는 화집이나 단행본, 관련 기사들로 보충하면 된다. 여기에 미술잡지나 미술시장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가까이 하면 지금 우리시대의 미술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갈 봄 여름 없이’ 경매와 아트페어가 열리고, 사람들로 붐빈다. 미술시장에서는 아는 것이 힘이고 무기다.


아트북스 정민영 대표

by 아트레이드 | 2008/04/17 17:04 | [Art Market]미술품투자가이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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